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결말에 다가서고 있다.
3월 27일(한국시간) 일요일도 어김없이 푸틴 군단의 키에프 공습은 계속됐다.
이미 수도와 전기 일부가 차단됐고 또 잦은 굶주림 늪에 빠진 키에프 시민들은 절망 속 망연자실해 하고있다.
우크라이나의 여성운동, 인권 활동가이자 변호사 출신 정치인 레시아 바실렌코(Lesia Vasylenko)는
영국 타임즈 라디오(Times Radio)와의 인터뷰에서 "키예프의 민간인들이 블라디미르 푸틴의
미사일 폭탄으로부터 대피해 지하에 있는, 지하철역 생활을 하고있습니다" 바실렌코는 말했다.
바실렌코는 또 "키에프 시민들은 음식 없이 굶주린지 꽤 됐으며 현재 오염된 지하수 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말하며 국제 사회 도움을 요청했다. 한편, 그럼에도 강력한 매복 진지를 구축한
키에프 우크라이나군의 끈질긴 방어 농사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군의 강력한 공습과 미사일 포격이 한차례 도시를 쓸고 지나면
지하 방공호에 숨었던 우크라이나군 병력들이 금새 지상으로 달려나와
다시 진지를 다잡고 긴급 재건하며 일어서는 부지런한 땅굴 농부가 따로없다.
공습이 쏟아지면 개미병정 같이 땅굴로 파고 들어가 숨고 또 공습이 끝난 이후 다시 밖으로 나와 콘크리트 벽을
들고 이리저리 나르며 진지 구축하기를 반복한다.
지상과 지하를 오르내리는 게 요즘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일상이다.
계속 맞아도 일어서는 오뚜기를 방불케하는 수비진형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잠잠해졌디싶어 러시아군이 시내 중앙을 향해 진격하면 우크라이나군은
귀신같이 진입로를 알아내 일망타진하는 것이다. 이같이 우크라이나의 발빠른
공수 전환에 러시아는 속수무책인 상황. 때문에 러시아군은 외포와 공습으로 키에프를 쑥대밭으로 만들뿐
섣불리 진격하지 못한채 키에프 외곽에서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졌다.
아마도 퍼붓는 러시아 미사일이 콘크리트를 다 깨부시고 지하로 파고들지 못하는한
지하인간 우크라이나군을 제압하지 못할 것만 같다. 그러나 앞서 바실렌코의 말처럼
키에프는 현재 매우 절박한 상황이다. 마실 물과 먹을 식량이 이미 동이났다.
고립된 키에프의 지하 속 우크라이나군과 시민들의 미래가 그리 밝지마는 않다.
미국과 나토(NATO)가 참전 안 한단 분명한 선을 그은 시점에 어디까지나 시간은 러시아 편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당국에선 키에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다며
도시에 여러 행동 규제들을 실시했으며 금요일엔 35시간 통행금지령을 발표해 시민들은
당국의 허락없이 집밖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주말 키에프 시장 비탈리 클리치고(Vitali Klitschko)는 "토요일 오후 8시부터 월요일 오전 7시까지
통행금지가 실시되며 지역 주민들은 폭탄 대피소에 가기 위해서만 문 밖을 나설 수 있습니다."며
"통금 시간동안 상점, 약국, 주유소 및 대중 교통이 운영되지 않을 것입니다." 비탈리 시장은 말했다.
한편, 바실렌코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마리우풀 피난민 상황도 언급했다. "마리우풀 지역 최대 15,000명 민간인이
강제로 러시아에 추방됐습니다. 그들 중 여성과 어린 여성도 상당수였습니다.
그들이 어디로 끌려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수없습니다." 걱정을 드러냈다.
그런가하면 지난 3월 초 3차 협상 이후 러시아 외무부는
민간인 인도주의 통로를 확보했다며 발표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아 자하로바(Мари́я Влади́мировна Заха́рова)는
"나치 젤렌스키로부터 민간인 구출에 성공했으며 우리는 인도주의적인
방법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의 안전한 통로를 확보했다" 외무부 공식입장을 냈다.
또 이후 크렘린 궁에선 피난해온 우크라이나인들은 시베리아 인근 마을 임시로 마련된
집에서 일하며 살게될것이라 공식 발표했다. 서방에선 위 크렘린궁 입장에 대해
"미친 푸틴이 무고한 우크라이나 국민을 강제 노동수용소에 끌고간다"며 대대적 선전을 했다.
이스라엘 내에선 피난민 입국에 대해 다소 반대 입장이 나오고 있으며 이미 폴란드를 비롯 서방에선 포화 상태인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해 여러 문제가 제기됐다. 때문에 폐허가된 고향 잃은 난민들이 러시아로 가는 것에
대해선 어느정도 서방과 크렘린궁 간에 조율이 있지않았냐는 의혹이 유럽 내 적잖게 제기됐다.
또 유럽 내에선 승리 가능성이 '제로'인 젤렌스키가 버티는 시간동안 무고한 국민이 죽고있다며
항복 선언이 현명한 판단이란 여론도 많다. 지금 키에프에서 저렇게 버티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마치 절박한 민간인을 앞세워 푸틴의 잔악성을 광고하는 효과뿐이라며 유럽인들은 젤렌스키가 가진
인권에도 심각성이 강하단 의견이다.
그러나 젤렌스키 입장에선 러시아가 제시한 조건하에 종전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러 문제들이 있다.
우선 푸틴 당국은 젤렌스키와 그 주변 지도부 전격 교체안을 전해왔기 때문이다.
요컨대 당장 젤렌스키 신변 문제가 있으며 나아가 대의명분적으로는 돈바스와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영토라는 주권방어라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러시아 군이 이미 모든 도시를
장악했으며 서부를 제외한 모든 군 시설과 발전소가 러시아군에게 파괴되고 점령에 들어갔다.
하루하루 민간인 사상자만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진정 무얼 선택하는 게 옳은 것인지에 대해
유럽 여론도 합리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합리적인 고민이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대한 이해였다.
요컨대 양국 정상이 진정 원하는 것에 대한 궁극적 물음이다.
여기엔 푸틴의 입장이 있다. 동쪽 우랄 산맥과 우크라이나의 넓은 평야는 러시아의 긴 역사 속
항상 주요 요새로 등장한다. 늘 서방 세력을 몰아내던 러시아의 최대 방파제였으며
평화 선의 마지노선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것을 군 동맹 명분으로 나토(NATO)가 그냥 뛰어넘는다는
문제는 러시아에겐 역사적인 문제로써 푸틴에겐 사실상 국가 안보를 내어주는 셈이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2008년 조지아 나토(NATO) 가입 사태와도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서방은 계속해서 러시아 국경선을 파고들며 푸틴의 인내심을 시험해 왔다.
푸틴은 의외로 읽기 쉬운 유형이었다. 늘 국경과 맞닿은 국가들이 반 러시아 체제로 가면
무력응징을 앞세워왔다. 조지아 사태 이후 시리아 내전과 크림반도를 병합한 것이다.
이것은 당시 아프간에 주둔한 나토(NATO) 견제와도 이해가 맞물렸다.
또 내부적인 문제도 작용하고 있다. 숭고한 정신과 윤리적 가치를 중요시 한다던 옛 쏘련의 가치를 기리는
푸틴의 동지들은 이제 다들 늙었다. 신 진보주의와 급진 자본이라는 알수없는
21세기형 하이브리드 사상에 고취한 러시아는 내부적으로 새로운 젊은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이것은 곧 푸틴의 정치적 입지가 좁혀지며 설 자리를 잃게 만든다. 그의 정치와 이념 사상은 노쇠해
강한 뉴파워로부터 밀리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출산율 또한 큰 문제로 떠오른다. 가파르게 인구 감소세를 보이는 러시아
군대는 계속 축소해 가고 있으며 결국 이번 강제징집 및 18세 어린 러시아 군인들에게서
그 문제는 여실히 드러났다.
이러한 문제로 푸틴은 이번 전쟁에서 서방과의 확실한 선을 그으려 한다는 소문이다.
요컨대 우크라이나를 한반도화 시킨다는 프로젝트가 가동됐다는 소문이다.
키에프 드르네프강에 선을 그어 남/북 형태로 우크라이나를 서/동 으로 가르고자 한다는 것이다.
돈바스 분리주의 세력들이 키에프 중심에서 동부를 가져가고 서부는 우크라이나 급진진보 세력이
가져가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돈바스(Donbas)의 독립을 인정하게 되면 그것은 나름 푸틴과 젤렌스키 당사자들에게
꽤 괜찮은 조건이란 분석이다. 우선 젤렌스키 세력이 서우크라이나를 가져가면서
대통령 자리를 유지하는 신변 확보도 돼며 돈바스군단이란 절대적인 적을 세우면서
나름 명분도 지켜갈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젤렌스키 자신의 신변 확보 그리고
대통령 신분이 명확해진다는 점이다. 푸틴으로서도 이번 전쟁 손실을 메꿀만큼에 꽤 괜찮은 전리품이다.
중동과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동우크라이나에서의 새로운 교역 물꼬를 터
자주적인 경제 국방 성장이 된다면야 푸틴 나름대로 방어전선을 강화하며
군 전략지점을 넓힐 수 있다. 한편 금요일엔 이란이 사우디에 미사일을 날려 유전 시설을 공격했다.
이번 러시아 전쟁에서 핵무기가 갖는 의미를 이란은 절실히 통감하고 또 러시아 제재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끌어들여 서방이 긴축을 푸는 시점에 이란의 무력 도발이었다.
이것은 이란의 핵무기 제재에 대한 항의였으나, 결과적으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체제가 국제사회에서 갖는 영향력이 되려 서방에 평화를 주고있다는 역설적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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