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한 동성애자가 케이크를 주문했는데 빵집 사장이 이를 거부해 8년이란 긴 소송이 이어졌다.
그런데 그 소송이 금일 2021.01.06 끝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1. 거부된 동성애 문구
사건의 발단은 8년 전 동성애(LGBT) 활동가 가레스 리(Gareth Lee)가
북아일랜드 뉴타운에 위치한 아셀 베이커리(Ashers Bakery)란 한 빵집에 케이크를 주문하면서부터다.
2014년 5월 9일 동성애(LGBT) 활동가 Lee는 아셀 베이커리(Ashers Bakery)에
자신이 소속된 북아일랜드 동성애(LGBT) 단체 퀴어스페이스(queer space)에서 행사차 사용할 케이크를 주문했다.
그런데 3일 후 아셀 베이커리 빵집 사장 다니엘 맥아서(Daniel McArthur)는
Lee에게 전화 걸어 케이크를 제작할 수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기독교 신자여서 윤리적인 이유로 Lee가 주문한 케이크 위에
[동성애 결혼을 지지한다]란 문구 제작을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여기에 상당한 사회적 차별과 인권탄압을 느낀 동성애 활동가 Lee는
빵집 사장 다니엘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자
영국 평등인권위원회(Equality and Human Rights Commission)에 아셀 빵집을 고발한다.
고발한 Lee는 "주문 거부 받았을 당시 전 2등 시민이 된 기분이었습니다"며
"심각한 사회 차별 문제를 개선하고 싶습니다" 말했다.
2. 케이크 주문 거부한 인권탄압의 댓가는 형사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케이크 주문 거부당한 날로부터 약 한달 지난 6월, 아셀 빵집 사장
다니엘에겐 평등인권위원회로 부터 한 통의 통지문이 날아온다. 내용엔
아셀 빵집은 불법을 저질렀음을 명시한 내용으로 소명기간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다니엘로부터 별 소명없이 4개월이 지나자 평등인권위원회는
두번째 통지문을 보내고 내용에는 케이크 주문을 거부한 다니엘은 정치적, 종교적 차별법을 위반했다 알린 후
2014년 11월 다니엘에 대한 형사 고소과 함께 인권탄압 받았을 Lee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들어간다.
3. 기나긴 법정공방
그 후 다니엘은 법원에 기소되고 재판을 맡은 벨파스트 지방법원에선
아셀 베이커리 빵집이 정치적 및 성적 지향 차별 규정을 위반했다며
벌금 20만 파운드 (한화 약 3억 2천500만원)와 함께 Lee에 대한 500파운드(한화 약 80만원)
손해배상 지급할 것을 명령한다.
다니엘은 "저에게도 신념에 따른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며 항소하고
사건은 벨파스트 고등법원으로 올라가지만 2심 고등법원에서도 1심 재판부와 똑같은 입장으로
다니엘에게 벌금과 손해 배상금 지급할 것을 명령한다.
이렇게 법정에 끌려다니는 남편을 안스럽게 본 그의 아내 에이미(Amy)는 이러한 사실이 부당하다며
교회와 온라인 그리고 여러 언론에 호소하며 세상에 자신들 사정을 알렸다. 소식을 접한 영국 사회는
동성애 찬/반 문제로 여론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부부의 사연은 결국 그동안 영국 사회에 잔잔한 여울물 처럼 흐르던 동성애(LGBT) 문제에
조약돌을 던져 거센 물보라를 일으킨 것이다.
그렿게 사회문제로까지 확산된 다니엘 부부와 Lee의 소송에 영국인들 시선이 집중됐고,
사건으로부터 4년 지난 2018년 기나긴 소송 끝에 벨파스트 대법원 심리가 열린다.
대법원은 동성애 운동을 사회운동으로 판단하고 활동가는 Lee이며 따라서 [동성애 결혼 지지한다]는
메시지는 Lee의 캠페인 문구이지 다니엘 캠페인 문구는 아니라며 얼마든지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또 앞으로 사회운동가들의 캠페인 문구를 주문/제작 받는 인쇄소나 웹사이트 회사들은
얼마든지 거부할 수 있음을 명시했다.
결국 다니엘이 차별한 사실이 없다며 1심 2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그러나 이 판결은 영국 사회에 LGBT 갈등을 매듭짓지는 못했다.
많은 동성애(LGBT) 지지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으며 결국 Lee와 그의 뒤를 받치고있는 LGBT 조직에선
대법원 판결문은 차별의 뿌리가 깊다며 "대법원이 유럽인권조약(ECHR)을 무시하고 나에게 적절한 비중을 두지 않았다"
주장으로 유럽인권 재판소에 이의 신청을 제기한다.
그러나 2022년 1월 6일 유럽인권 재판소는 신청자 Lee가 국내 소송 과정에서 유럽인권조약(ECHR)에 기인안 어떠한
협약 권리도 원용(사용)하지 않았으며 또한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구제책을 사용했으므로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나 Lee와 LGBT 조직들은 유럽인권조약(ECHR)이 여러 부분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향후 강력한 LGBT 국제 기구들을 통해 대책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승리한 아셀 베이커리(Ashers Bakery) 빵집 부부들은 이번 유럽인권 재판소 판결을 환영한다며
자신의 신념을 통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한 인권이고 자유란 입장을 냈다.
- 8년 케이크 사건 타임라인
- 2014년 5월 9일 : Gareth Lee는 Ashers 빵집에 '동성 결혼 지지'이라는 슬로건으로 장식할 케이크를 요청.
- 2014년 5월 12일 : 소유주인 다니엘 맥아서(Daniel McArthur)가 Lee에게 전화 걸어 케이크가 자신의 신념에 어긋나기 때문에 인쇄하지 않겠다고 말함. (거부 당한 Lee는 우선 행사에 사용할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다른 빵집에 주문)
- 2014년 6월 26일 : 평등인권위원회는 아셀 빵집이 불법적으로 행동했다고 주장하며 1차 통지문 보냄.
- 2014년 10월 27일 : 위원회는 다니엘에게 정치적, 종교적 차별법도 위반했다고 2차 통지문 보냄.
- 2014년 11월 7일 : 소송 시작
- 2015년 3월 26일, 27일 및 30일 : 벨파스트의 라간사이드 법원에서 사건 심리
- 2015년 5월 19일 : 법원은 빵집이 정치적 및 성적 지향 차별 규정을 위반했다며 500파운드 손해 배상 명령.
- 2015년 5월 9-12일 : 다니엘의 항소는 벨파스트 항소 법원에서 진행.
- 2016년 10월 24일 : 다니엘은 항소 법원에서 패소.
- 2018년 5월 1-2일 : 벨파스트 대법원 심리.
- 2018년 10월 10일 : 다니엘은 차별 주장에 대한 항소에서 승소했지만 Lee는 사건을 유럽인권재판소에 회부.
- 2022년 1월 6일 : 유럽인권 재판소 사건 기각.
4. 다니엘 승리의 배경엔 '크리스찬 인스티튜트' 그리고 교황의
성명문이 크게 작용?
영국 사회에선 당초 1심 2심 소송에서 완전히 패배한 다니엘에 뜻밖의 승리는
다니엘의 승리라기보단 이데올로기의 승리란 평가도 많았다.
다니엘 사연이 널리 알려지자 사회 저명한 인사들이 많이 분포된 기독교 단체
크리스찬 인스티튜트(Christian Institute)가 오랜 기간 다니엘을 지지하며 여러 사회 활동과 함께
여론전에 큰 힘을 실으며 부부를 도왔으며 2심 판결난 벌금 20만 파운드 한화 약3억 2천 500만원도
대신 지불해 주었다.
나아가 2022.01.06 유럽인권재판소 판결 하루 앞선 5일, 바티칸 교황청에선 프란치스코(Franciscus) 교황이 낸
성명문이 판결에 크게 작용했을 거란 말들이 영국 사회에서 오갔다.
판결 하루 전날이던 5일 교황은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사회에 대해 걱정스럽다며
개, 고양이를 중시하며 애 안 낳고 마치 고양이, 개를 인간 대체제인양 키우며 사는
그런 요즘 여자들과 사람들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우려의 말과 함께
적령기가 되면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사랑을 알고 그렇게 살아야 된다는 성명문을 냈다.
그러면서 여자가 출산하는 게 위험을 수반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그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출산하여 아이를 키우고 가정의 소중함과 사랑을 가꾸고 사는 것이 참된 삶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요컨대 교황은 유럽 사회에 비출산 문제가 여성들이 출산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여성 중심 입장에서
나오는 문제임을 꼬집은 셈이다.
또 교황은 육체적으로 아이를 못 낳는 여자가 있는 부부라면 입양을 해서라도 아이를 키워
가정의 사랑과 소중함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연설들로 현재 복잡한 입양 행정 절차를
간소화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결국 이런 종교적 윤리와 사회적 움직임들이 여럿이 뒤섞여 상당히 강력한 LGBT 조직들에게
소송에서 이길 수 있었지 않았겠느냐?는 많은 분석들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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